【서울=뉴시스】
5~10일 걸리는 여권발급 업무가 실제로는 30분이면 가능한 것으로 확인돼 여권발급 대행기관(구청)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구청과 여행사간 '부적절한 관계'가 도마위에 올랐다.
22일 서울 송파구에 따르면 신청서 접수, 심사, 여권발급, 판독, 교부까지 총 29분이면 여권 발급이 가능하다. 물론 송파구는 긴급한 사안에 대해서만 30분 이내에 처리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일반여권 역시 48시간내에 처리해 주고 있어, 신청서 접수에서 발급까지 5일에서 10일까지 걸리는 종로, 용산, 성동, 광진, 은평구 등 서울 시내 17개 타 발급기관보다는 훨씬 빠르다.
그렇다면 왜 이들 구청은 송파구처럼 하지 않는 것일까. 인원이 적어서도 아니다. 송파구청 여권과 근무 직원은 모두 16명. 공익요원과 일용직을 포함하면 31명으로 다른 구청과 비슷한 인원이다.
이와 관련 송파구 여권과 관계자 등 일선 공무원들과 시민들은, 누적업무 처리에 대한 부담 외에 여행사와 구청 여권과 사이에 오가는 '급행료'라는 '부적절한 관계'때문이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보라색바다'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여행사 통하면 빨리 해준다"고, '2x5'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아무래도 다른 구는 급행료 챙길려고 일부러 지연시키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또 '박00'이라고 이름을 밝힌 네티즌은 대다수 구청 여권과 직원들이 여권발급을 지연시키는 이유를 "솔직히 급행비 때문이 아닌가"라며 "급행비 명목으로 따로 수수료 주고 받잖아"라고 비난했다.
'브랜치'라는 별명을 쓰는 네티즌은 "그럼, 급행이라고 수수료 받아 먹은 사람들은 뭐야"고 반문하며 "대체 하루만에 나오는걸 갖고 저렇게 몇날 몇칠을 끄냐, 부수입도 짭짤하겠다"라며 힐난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여행사들이 여권과 공무원에게 '급행료'를 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즉시발급이 가능해지면 누가 여행사에 여권업무를 맡기겠느냐"고 토로했다.
한편 송파구는 지난달 23일 즉시발급제를 시행한 이래 지난 18일까지 총 510건을 30분 이내에 발급해 줬으며, 하루 500~700건씩 들어오는 일반여권 신청도 48시간 내에 처리해 주고 있다.
김종민기자 kim9416@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