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돈번다 ‘헷갈리는 펀드 유형’ 완전정복 성장형? 안정형? 안정성장형? 사방에서 “펀드 펀드” 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알고 투자하십니까?
주가가 한 치 앞을 모를 정도로 출렁대고 있지만, 주식형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은 지칠 줄 모르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해 갖는 믿음이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펀드 투자자들은 자신이 가입한 펀드가 어떤 종류인지 제대로 알고 있을까? 펀드의 유형은 대체로 ‘주식 투자 비중’, ‘투자 철학’, ‘펀드 매니저의 개입 정도’, ‘자금을 넣는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진다. 시장 상황과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궁합이 잘 맞는 펀드’가 있기 마련이므로 유형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 펀드 고를 때 유리할 수 있다.
◆주식 투자 비중에 따라
보통 ‘성장형 펀드’, ‘주식형 펀드’라고 부르는 이름은 구분이 반드시 정확하지 않다. 자산운용협회 기준에 따르면 전체 자산의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주식형’, 주식에는 투자 않고 채권에만 60% 이상 투자하면 ‘채권형’, 나머지는 ‘혼합형’이라고 구별한다. 그러나 이런 분류는 각 펀드 평가기관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표 참조〉
펀드 수익률은 유형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올 들어 24일까지 수익률을 뽑아 보니, 주식형 펀드 중 상위 펀드의 수익률은 50%에 육박하고, 혼합형은 20%대, 채권형은 3~4%에 그친다. 만약 투자자가 위험을 기꺼이 감내하는 도전적인 성향이라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고, 원금 손실만큼은 절대 싫다면 수익은 낮지만 안정적인 채권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펀드 이름으로는 정확하게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펀드 이름에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 식으로 표시가 되는 펀드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가입 시 유형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투자 철학에 따라
‘성장주 펀드’와 ‘가치주 펀드’는 투자 철학에 따라 나뉘는 유형이다. 성장주란 신기술을 확보했다든지 업종 자체가 미래에 크게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 잠재력이 뚜렷한 주식들을 말한다. 성장주 펀드는 앞으로 이런 주식들이 좋은 수익률을 낼 것이라는 믿음 아래, 성장주에 투자하는 전략을 취한다.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 이계웅 연구원은 “성장주 펀드는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므로 공격적인 투자자들에게 알맞다”며 “다만, 기업의 성장성이 꺾이면 펀드 수익률이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주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펀드는 ‘우리코리아블루오션주식’, ‘한국네비게이터주식’ 펀드 등이 있다. 성장주 펀드 반대편에 있는 것이 가치주 펀드로, 기업 실적에 비해 주가가 싼 주식들을 집중적으로 편입한다. 가치주의 특성이 주가가 떨어질 때 덜 떨어지는 것이므로 요즘처럼 조정장에서 빛을 발한다.
◆매니저 개입 정도에 따라
펀드 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종목을 골라서 운용하는 펀드를 ‘액티브(active) 펀드’라고 한다. 보통 우리가 가입하는 주식형 펀드는 대부분 이 유형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반대로 펀드 매니저가 거의 개입하지 않는 펀드도 있다. 일명 ‘패시브(passive)’형으로, 코스피 200 같은 특정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인덱스형 펀드’가 대표적이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 매니저의 노력이 요구되므로, 당연히 수수료가 인덱스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액티브 펀드의 특징이 펀드 매니저의 능력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고, 인덱스 펀드는 목표로 삼는 지수가 똑같다면 수익률이 대부분 비슷하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의 박현철 연구원은 “수익률 1등 펀드도 액티브 펀드이고, 꼴찌 펀드도 액티브 펀드인 만큼 ‘잘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투자금 넣는 방식에 따라
펀드에 돈을 넣는 방식에 따라 ‘적립식’ ‘거치식’ 등으로 나뉠 수도 있다. 은행 적금처럼 매달 일정한 금액을 투자하면 적립식이고, 처음 넣을 때 목돈을 한꺼번에 납입하면 거치식이다. 중간 단계로 ‘임의식’이 있는데, 최초 투자금을 넣고 이후 자금이 생길 때 아무 때나 추가로 넣는 방식이다.
이 밖에 국내법에 따라 원화로 투자금을 넣는 펀드를 ‘역내 펀드’라고 하고, 외국법에 따라 외국 통화로 설정된 펀드를 ‘역외 펀드’라고 한다. 최근 해외투자 펀드 중 역내 펀드의 경우, 차익에 대해 세금을 한시적으로 면제해 주는 법이 생겼기 때문에 ‘역내 펀드’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1.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나 현금을 쓰라
재테크 팀장들의 공통된 조언은 신용카드 대신 현금이나 체크카드(통장 잔액 범위 안에서 결제할 수 있는 카드)를 쓰라는 것. 같은 10만원을 쓰더라도 지갑에서 1만원짜리 열 장을 꺼내는 것이 훨씬 어렵기 때문에 소비를 줄일 수 있다. 현금을 써도 현금영수증을 챙기기만 한다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 청담PB센터 김형철 팀장은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각종 포인트나 할인 혜택에 집착하다 보면 돈을 쓰고도 자신도 모르게 ‘절약하고 있다’는 환상을 갖는 경우가 있다”며 “포인트도 결국 카드를 써야 늘어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2. 연금 상품에 눈 돌려라
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벌칙이 따르는 금융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새나가는 돈을 잡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것이 연금저축이나 연금보험 등 연금 관련 상품. 이들 상품은 대개 10년 이상 납입해야 하고 중간에 해약하면 원금을 손해 보게 돼 강제 저축의 성격을 갖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근로소득자인 경우 한 달 20만~30만원 정도를 연금저축이나 연금보험 상품에 넣고 ‘잊어버리라’고 말한다. 연금저축의 경우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 공제 혜택이 있다. 다만 가입기간이 길기 때문에 자금에 여유가 있고 직장 생활을 오래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3. 시대 불변의 법칙 ‘가계부 쓰기’
버는 돈을 16개 통장에 나눠 꼼꼼히 관리하는 가수 현영은 자신의 재테크 비결은 가계부 쓰기라고 밝혔다. 나소비씨의 경우 자녀 교육비 등 고정 지출보다는 외식·쇼핑 등 비계획적 소비가 많기 때문에 특히 가계부를 써서 지출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통장을 여러 곳에 나눠 관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컴퓨터를 이용해 수입과 지출, 투자 내역을 1주일 단위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4. 취향에 맞는 재테크 동호회 골라 가입
“이 정도 작은 돈을 투자하는데 어디다 물어볼 수도 없고….” 전문가들은 나소비씨들이 재테크에 무관한 이유가 이런 소극성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김은정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월 30만~50만원 정도 되는 돈을 펀드에 넣더라도 주변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해야 한다”며 “인터넷에 있는 재테크 동호회에 가입해서 다른 사람의 투자를 지켜보는 간접 경험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문을 통해 경제 관련 뉴스를 챙기는 것도 필수다.
5. 월급의 절반 이상을 투자하자
미혼 여성의 경우 월급 절반 이상을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김은정 신한은행 PB고객부 재테크 팀장은 “매달 30만원을 투자하는 것보다 50만원, 100만원을 투자할 때 돈이 불어나는 게 눈에 보인다”며 “씀씀이를 줄여 월급 절반 이상을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김형철 팀장은 ‘5-3-2 법칙’을 권한다. 펀드에 50%를 투자하고, 청약통장 등 각종 목적성 저축에 30%, 나머지 20%는 보험 등 보장성 상품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다소 무리해서라도 종자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우리은행 강남PB센터 박승안 팀장은 “당장 한 달이 아니라 1년 이상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세운 뒤 지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종자돈을 만들고 나면 재테크에 대한 즐거움은 눈에 띄게 커진다.